도둑으로 몰린 안씨 사연

부산에 사는 주부 안 모씨(여, 해운대 좌동)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고 경찰에 대해 심한 불신감이 생겼다. 틈만나면 가족들과 도서관을 찾는 안씨 가족은 지역 도서관으로부터 ‘책 많이 읽는 가족’으로 선정되는 등 소문난 독서가족이기도 하다.

 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되었어요.


2016. 8. 5. 이날은 안씨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로 기억될 듯 하다. 이런 류의 일은 일상다반사로 일어나서 여느 사람들에겐 별 일이 아닐 수 있겠으나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날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딸과 함께 마을문고에 들렀던 안씨는 우연히 문고 한쪽에서 지갑을 발견하곤 문고 봉사자와 함께 문고옆에 있는 지구대에 들러 사연을 말하고 갖다 주었다.

집으로 돌아 오는 길 딸로부터 언짢은 소리를 들은 안씨는 내심 찜찜해졌다. 며칠 전 뉴스에서 어떤 학생이 PC방에 갔다가 지갑을 주워 신고했는데 경찰이 그 학생을 도둑으로 지목하여 조사를 받다가 마침 CC카메라 덕분에 누명을 벗었다는 방송내용을 들추어 냈기 때문이다. 엄마도 그 학생처럼 오해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거였다.

아닌게 아니라 안씨도 지구대에서 분실물 신고를 받던 담당 경찰의 불량한 태도가 마음에 쓰였다고 했다. 그 날 오후 집으로 돌아온 안씨에게 지구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여긴 *동 지구대입니다.”
“그런데요?”
“아까 물건 주워서 가져오셨죠?”
“네”
“그러니까 책임지세요?”
“무슨 말씀이세요?”
“책임 지시라고요. 지갑이 도난신고가 됐기 때문에 아주머니가 책임져야 합니다.”

안씨는 황당했지만 딸로부터 들은 이야기도 있어서 이러다 자신이 도둑으로 몰리는 것은 아닌지 덜컥 겁이 났다. 오해로 인해 목숨을 끊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이던가.

지구대에서 경찰을 만나보니 이건 완전히 자신을 범인으로 단정해놓고 취조하는 분위기였다. 일이 이상하게 되어 간다고 생각한 안씨는 남편에게 연락을 했다.


남편이 와서 경찰로부터 들은 내용을 정리해보면, 지갑을 잃어버린 날은 7월 28일이고 지갑을 찾은 날은 잃어버린 날로부터 8일이 지난 8월 5일이다. 경찰이 주목한 부분은 “지갑을 잃어버리고 분실신고 했을때는 지갑을 못찾았는데 도난신고를 해서 경찰이 개입하니까 바로 찾아졌다.”는 거였다.

즉, 경찰이 개입하는 상황이 벌어지니까 범인이 겁을 먹고 지갑을 돌려줬을거라는 것이 경찰이 하는 주장의 요지이다.

현재 안씨는 경찰서로부터의 출두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지구대에서 안씨에게 ‘책임을 지라’고 했던 최 모경위로부터 경찰서조사를 기다리라는 엄포성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사건에서 중요한 두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1. 지갑이 분실되었는지 도난되었는지는 불분명하나 지갑을 찾은 날에만 주목하여 잃어버린 날에 대한 조사는 전혀 없이 안씨를 범인으로 지목한 점.

2. 경찰은 의심이 간다는 이유로 아무런 증거도 없이 지갑을 주워 경찰에 신고한 시민을 범인으로 단정하여 ‘책임을 지라’는 말을 하는가 하면 공연히 많은 사람들앞에서 ‘거짓말탐지기 조사’운운하며 명예를 훼손하고 겁박한 점.

굳이 형사법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열 사람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사람의 무고한 사람이 처벌받아서는 안된다.”는 문장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하물며 형사법의 최일선에 있는 경찰관이라면 더 할 말도 없다.

기소하면 공소유지가 될지 말지가 아니라 아예 기소 자체도 안되는 사건을 가지고 자신의 유능함을 뽐내기 위하여 공연히 무고한 시민의 명예를 훼손하고 협박하는 경찰이 이 땅에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에서 인권을 찾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 보다 더 어려워 보인다.

대법원 판결로 본 협박죄 성립여부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차이


도둑으로 몰린 안씨 사연”에 대한 1개의 생각

  1. 핑백: 선한 사마리아인의 법 – 취지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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